희,로,애,락

태양초 (직접 말리기)

촌 님 2018. 8. 22. 08:50

   고추

 

올해 많이 가물다 보니 고추 걱정에 말리지 않은 물고추를 잘 아는집에서 k에23,000원 주고 80k나 미리 샀다

다른집에 비해 조금 가격을 많이 드렸지만 깍지 않았다 농사짓는걸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잘 아는집인데 그러긴 싫키 때문에 달라는대로 다드리고 가져와 옥상에서 말리는데  이게 쉬운게 아니다

하늘이 조금만 흐려도 의자 놓코 지켜 있어야 하구 이게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게 아니다

 

우리들이 고추 사먹을때는 가격만 보구 흥정해서 사면 되지만 구지 이렇케 하는건 태양초 아주 빛깔 좋은 고추 가루를 얻기 위함이지요

여자들이 살림좀 할줄 아는사람은 양념 장만에 신경 많이 쓰게 되는것 같아요 고추 준비하고 메주 잘쑤고 장담고 하면 다되는거지요

아이들이 삼남매다 보니 모두 해줘야 하고 가끔 사돈댁에도 반찬 만들어 보내고 하는 재미로 사는데

 

이렇케 고추 미리 사서 마음에 들게 말리니 좋키는 한데 여간 수고스러운게 아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어디 갔을까봐 빗방울 떨어지나 잘 살펴보다 하늘만 흐려져도 달려가 덮는다

새로 신축한 우리집 옥상에서 개끝하게 청소 해놓코 빨간 고추를 말리니 정말 가을 분위기 물신 풍기고 좋은것 같다

 

매일 매일 저녁에 해가 지면 다시 잘마른건 따로 골라 분류하고 그래야 쉽게 관리하며 말릴수있다

고추말리는것도 기술

아는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밑에 망사처럼 된것 깔고 그위에 고추 쫙 펴서 널고 하얀 부직포로 덮어 몇일 말리다 고추에 수분이 어느정도 마르면 그때서야 부직포 걷고 말려야 고추가 화상을 안입고 빨갛코 예쁜 고추가루룰 얻을수 있단다

 

우리는 그냥 말리기만 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 ㅎㅎ

잘못하면 고추 다 망가트릴뻔 했다  

하나 하나 습득해가며 옥상에서 빨갛케 말라가는 고추를 보니 참 아름답고 예쁘다

 

품 으로 생각하면 귀찮아서 이렇케 못하지만

내가 양질의 고추가루를 먹기위하여 하는 수고는 좋은것 같다

워낙 태양초 고추가루 마음에 드는걸 사기 어렵다보니 이렇케 하는게 제일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후 옥상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고추 빨갛케 말라가는 고추를 보는것도 재미다

행여 이슬에 젖을쎄라 비닐 덮어놓쿠 바람에 날를쎄라 벽돌로 귀퉁이 눌러놓쿠

파라솔에 앉아 아내랑 둘이 터미날에 지나가는 사람들 내려다 보며 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쏠~쏠~

 

이제는 한참 앉아 있으면 한기가 느껴진다

터미날쪽에서 불어주는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엇제만 해도 더워 뜨거워 하더니 이제 말복이 지나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기온

 

밤에 얇은 이불을 덮고자야할정도가 되었다

창문도 닫아야 하구 에어컨 안켜도 되구 요즈음이 생활하기 딱 좋은데 곧 겨울이 오겠지요

하얀 눈이 덮힌 설산을 올라보고싶은 욕망이 벌써부터 생긴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금수강산 사계절이 있어 좋았는데 이제 아마도 두 계절은 없어지려는지 바로 덥고 바로 춥고 할것 같다

어제는 횡성 장알인데 미리 고추 사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15,000원부터 25,000원까지 물고추 시세도 다양하다

양질의 농산품을 사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할것 같다

고추에 색깔내는 기술도 생겨나 트릭을 많이 쓰는분들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케 하면 나중에 고추가루 내면 조금 않좋을것같다

그래서 불편하지만 이렇케 물고추 사서 말리는 수고를 한다

가을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 그밑에 빨간 고추가 말라는게 정말 가을이 모습인것 같다

 

농사가 정말 힘들다 특히 고추농사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

구입하실때 마음에 드시면 가격 너무 깍지 마시고 사셔서

만족하시며 농부님들의 수고도 알아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제 이틀만 말리면 끝~~~~~

 

빨갛케 말라가는 고추가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주며

 

 

태양광 그늘아래 한쪽 귀퉁에서는 손주 손녀가 즐겁게 물놀이도 하고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갑니다

스마트폰에서 들려오는 할미 하비 소리에도 행복

가끔 올라오는 카똑 카똑 동영상 속에서도 행복

그저 바라만 봐도 행복 이지요

꽃이 예뻐도 인꽃만 못하다고 아이들은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되고 천진스러움이 세파에 찌든 우리들을 웃게하네요

 

 

'희,로,애,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집 노래방 나만의 공간 에서   (0) 2018.09.04
2층에 개관한 세진 검도관  (0) 2018.08.28
작업   (0) 2018.08.14
오랫만에 아내랑 수영  (0) 2018.07.31
홍천 옥수수 축제 다녀오다   (0) 2018.07.30